- 팔정도(八正道)에 대하여 -
부처님이 가르치신 고·집·멸·도의 네 가지 진리 중 도(길)의 진리의 구체적인 내용이 바로 여덟 겹의 바른 길(팔정도)이라는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팔정도(八正道)
1) 바른 견해(正見) - 삶이 괴로움이라든가 덧없다든가 실체가 없다는 등의 가르침을 옳게 이해함을 뜻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이해의 ‘명료함’이라 할 수 있다.
2) 바른 생각(正思) - 자기를 비우고, 집착을 끊고, 고통당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생각의 ‘순수함’이라 할 수 있다.
3) 바른 말(正語) - 네 가지 좋지 못한 말 곧 거짓말, 모함하는 말, 거친 말, 쓸데없는 말을 금하는 것이다. 특히 바르지 못한 말로서 삼가야 할 것으로 사람들 사이에 불화와 증오를 가져오는 말을 들고 있다. 적극적으로 진실한 말, 시의적절한 말, 경우에 합당한 말, 남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불화와 증오를 가져오는 말’을 바르지 않는 말이라 가르친 것이다. 이 가르침에 따르면, 아무리 사실에 근거한 말이라도 사람들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고 사회에 분란이 생기게 하는 말이라면 그 말은 ‘바른말’일 수가 없다는 뜻이다.
4) 바른 행동(正業) - 다섯 가지 바르지 않은 행동, 곧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술 마심 등을 금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자비롭고 의연하고 평화스런 행동을 의미한다.
5) 바른 직업(正命) - 남에게 해를 가져다주지 않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무기나 술이나 독약을 파는 것, 인간이나 동물의 생명을 죽이는 것과 관계된 직업, 그리고 마술사나 해몽가나 중매쟁이 같은 것은 올바른 직업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이 올바른 직업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 직업의 종류에 달렸다기보다 오히려 그 직업과 관련하여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냐에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직업이 나의 이기적 욕심만을 위한 것이냐 혹은 나도 위하고 남도 함께 위하는 것이냐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요즘 세상에서 바른 직업이라 여겨지는 의사, 변호사 등도 자기 직업이 오로지 돈을 벌어 자기 혼자 잘 살기 위한 목적 하나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결코 바른 직업이라 할 수 없고, 중매하는 것, 요즘의 결혼상담소 같은 것도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아무나 짝을 짓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잘 어울리는 짝을 찾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준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한다면 올바른 직업일 수 있는 것 아닌가?
6) 바른 정진(正精進) - 네 가지 일에 힘쓰는 것이다. 1. 건전하지 못한 마음 상태가 생기지 않도록, 2. 그런 마음 상태가 이미 있으면 없애도록, 3. 건전한 마음 상태가 생기도록, 4. 그런 마음 상태가 생겨났으면 잘 가꾸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다음의 7, 8이 잘 되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7) 바른 마음 다함(正念) - 네 가지, 곧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1. 몸의 움직임, 2. 감각이나 감정, 3. 마음의 움직임, 4. ‘개념`이나 생각 등에 마음을 다해 의식하는 것,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영어로 mindfulness 로 번역하는데, 동남아 불교에서 많이 강조하는 수행법이다.
8) 바른 집중(正定, samyak sam?dhi) - 여기서 ‘정(定)’이라고 하는 것은 산란하던 마음을 한 곳에 ‘고정’(固定)하는 것, 마음을 하나로 집중하는 것(one-pointedness of mind)이다. 한문으로 삼매(三昧)라고 번역된다.
그리스도인에게
여기서 그리스도인이 주목할 사항 두 가지만 지적하자.
첫째, 거짓말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는 등의 계율을 지키는 것이 적어도 이런 초기 불교의 가르침에서는 우리가 장차 받게 될 상벌과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라 보았다는 사실이다. 계율을 지키되 나중에 받게 될 상벌을 염두에 두고 지키는 것을 ‘율법주의적 태도’라고 한다면, 여기에는 그런 율법주의적 태도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둘째, 이런 가르침은 억지로 믿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무조건, ‘덮어놓고’ 믿을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우리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나 현상을 그냥 주의 깊이 관찰하기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관찰에 의해 내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이 제안을 받아들여 한번 실험해 보라는 뜻일 뿐, 종교적이나 윤리적 의무로 부과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처님 스스로도 제자들에게 자기의 가르침을 검토해보고 따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한 번 실험해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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