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입문 교리

3-3 삼세제불과 타방불

소리없는 아우성 2012. 12. 13. 10:16

삼세의 제불


과거불의 생각은 불교사상 매우 오래된 것이다. 아쇼카왕의 비문 가운데 이미 구나함모니불에의 공양이 기록되어 있다. 이 부처님은 오래된 아함의 자료에서 과거세의 다섯 번째 부처님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 기준에 의해 석가모니부처님은 일곱 번째로 세상에 출현한 부처님이다. 이를 통틀어 과거칠불이라 하는데 그 이름은 다음 같다.

①비파신 ②시키 ③비사바부 ④크라쿠찬다 ⑤카나캄무니 ⑥카사파 ⑦샤카무니이 같은 과거불의 생각의 성립은 자이나교에서 개조 마하비라(大雄)에 앞선 24조설을 채택한데서 영향받은 것으로 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 교리상으로는 부처님의 입적을 말할 때 과거부터 있어온 진리를 발견한 사람으로 보는데 있다. 그것은 부처님을 '숲속의 옛성'을 찾아낸 발견자로 비유하는 데서도 알수 있다. 여기서 옛성이란 절대적인 진리(法)이며 부처님은 그것을 찾아 낸 선각자, 즉 진리의 발견자(佛)였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도 그것을 발견하는 또 다른 발견자(佛)가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진리의 발견은 석가모니부처님 이전에도 가능했고 이후에도 가능하며 따라서 많은 부처님의 존재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인정되었던 것이다.

과거불에 대해서는 다시 소급하여 연등불을 최초로 하는 15불설, 또는 25불설이 나타났으며 다시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부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무량무수한 부처님을 상정하게 됐다. 과거불의 명칭은 과거7불 이외는 각 문헌과 부파교단별로 전승이 다르다. 따라서 과거7불은 원시교단이 제부파로 분열하기 이전에 성립한 사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광여래(연등불)의 이름과 그 역할(석가모니불의 출현 예언, 즉 授記)은 모든 부파에 공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광여래는 가장 오래된, 또는 최초의 부처님이라고 생각되어졌다. 이밖에 과거성숙겁·현재현겁·미래장엄겁에 각각 1천불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도 있다(佛名經). 이 경우 석가불은 현겁불의 하나다.

한편 석가모니부처님이 이 세상에 탄생하기 이전에는 도솔천에서 살았다고 하는 전설과 또 석가모니 다음으로 부처님이 될수 있는 보살은 석가모니와 마찬가지로 현재 도솔천에 있다고 생각되어졌다. 이것을 '일생보처보살'이라고 한다(一生補處란 나머지 일생동안 윤회전생에 속박되어 있고 다음 생은 해탈하여 부처가 된다는 뜻, 즉 부처님 후보자). 다음번에 부처님이 될 보살의 이름은 마이트레야. 미륵은 56억7천만년 후에 용화 세계에 태어나는데 현재의 중생들은 미륵부처님의 원에 의해 도솔천에 태어났다가 미륵이 하생할 때 이 세상에 같이 태어나 제도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의 미래불 신앙이다.

시방의 제불

과거에서 미래에 걸쳐 무수하게 많은 부처님의 존재를 상정하는 것과 함께 공간적으로도 무한한 세계를 예상하고 그 곳에 부처님이 있다고 하는 생각도 나타났다. 이러한 생각은 대중부의 일파에서 시작됐다고 하나 현저하게 교리적으로 중요성을 갖게된 것은 대승불교시대에 들어와서였다.
공간적으로 많은 세계가 있다고 할 때 전제가 된 것은 하나의 세계에는 일시에 일불만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경전에는 어디에도 일시에 이불의 동시존재를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일세계란 원래 전륜성왕이 지배하는 구역을 예상해 나온 것으로써 그 범위를 수미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사대주, 즉 지구가 있는 곳을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사대주란 동쪽의 승신주, 남쪽의 염부주, 서쪽의 우화주, 북쪽의 구로주다.

이중 남염부주는 석가모니불이 출현한 땅으로서 통상의 인간세계이다. 불교의 세계관에는 이 수미산을 중심으로 세계의 아래에 지옥 등이 있고 위에 천계가 있다고 본다. 천계는 선정의 힘에 의해서 상승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하고 그것을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로 나누어서(사천하와 하방의 지옥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욕계) 삼계의 범위가 세계에 포함되어 있다. 이 삼계는 윤회하는 자의 생존공간이다. 또한 공간적으로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일소세계라 하며 그 일천 개분을 소천세계, 다시 그 일천 개분을 중천세계, 다시 그 일천 개분을 삼천대천세계라 한다. 다시 말해 소세계의 십억 배(1000×1000×1000)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석가모니불의 설법이 미치는 범위로서 그 세계는 사바세계라고 이름한다. 사바세계는 고뇌가 많은 세계로서 '예토'이다. 이 세계의 중생들은 십악을 참고 견디며 이 국토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없으므로 자연히 중생들이 참고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로써 '감인세계'라고도 한다. 이에 대해 시방(동서남북 사방과 그 간방에 다시 상하방을 보태면 시방이 된다.)에는 무수하게 많은 세계가 있고 그것은 '정토'이며 고뇌가 없는 낙토로 생각됐다. 이와 같이 정토에는 따로따로 부처님이 존재하는데 사바세계와는 다른 세계라는 뜻에서 타방정토라고 부른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외에 정토나 천국이 있다는 생각은 고대 이집트나 기타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다. 이것은 인류가 스스로 생각해 낸 보편적인 견해이며 특이한 인종에 의한 발상은 아니다. 하지만 대승불교시대에 이르러 이같은 생각이 현저하게 된 것은 고대 페르샤 근방의 광명사상 영향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시방세계에 무수한 불국토가 있고 그곳에 일불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됐다. 예를 들어 동쪽에는 아촉불이 있는데 그곳을 묘희세계라 하고 서쪽은 아미타불이 있으며 그곳을 극락세계라고 부른다. 이들 세계의 부처님은 법장보살이 서원을 세워 수행하여 그 완성에 따라 아미타불이 되었다고 하는 것과 같은 발심(서원)→수행→성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석가모니불이 깨달음을 얻은 것과 같은 과정이며 그 결과로 정토를 건설했다는 생각이다.

대승경전에는 과거에도, 현재·미래에도 이와 같이 한없이 많은 부처님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많은 보살(또는 중생, 성문과 제천용신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청문하는 한)이 미래에 성불을 예약받고 있다. 이를 '수기'라고 한다. 보살이 수기를 받을 때는 반드시 세계(불국토)의 이름과 부처로서의 이름(佛名)을 함께 받는다. 이들 제불을 대승불교에서는 '삼세시방 제불'로 요약해서 부르고 있다.

한편 사바세계는 예토이므로 불국토라 하지 않는다. 《유마경》같은 대승경전에는 마음이 깨끗하면 이 세계도 깨끗하다는 사상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바세계를 정토라고는 하지 않았다. 따라서 석가모니불은 아미타불과 같은 수행의 결과로서 성도한 부처님과는 틀리다는 생각이 나타났다. 석가모니불의 화신설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아미타불 등 정토의 부처님은 보신으로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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