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입문 교리

1-6. 불교의 성전

소리없는 아우성 2012. 12. 13. 10:08

불교의 성전


불교의 성전은 부처님이 입멸한 뒤 제자들이 스승이 살아 있을 때 말한 진리에 대한 가르침과 교단에 관한 여려가지 규칙을 정리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를 결집이라 한다. 이 때는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법', 교단의 규칙을 '율'로 지칭하였으며 그 두가지가 성전의 전부였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대기설법이라 하여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한 것이어서 표현상의 차이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모순을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른바 '8만 4천 법문'으로 불리우는 부처님의 설법은 해석을 할 필요가 생겨났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생긴 것이 아비달마이다. 아비달마는 서양의 신학, 특히 스콜라 철학에 비견될 만하다. 아비달마의 성립에 따라 '법'은 가르침의 기본이라는 의미에서 '경'이라고 불려지게 됐다. 이에 대해 아비달마는 주석해설서라는 의미에서 '논'이라고 불리운다. 삼장은 경·율·논을 총칭하는 말로 장은 '모아서 정리한 그릇'이라는 뜻이다. 또 율에 대한 주석도 나타났다. 이를 '아비비나야'라고 하는데 이것은 율장속에 포함되어 있으며 독립된 장을 이루지는 않았다.

법 또는 경은 원래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직접 말씀되어진 것이라 하여 '금구설법'으로 불리우며 아함이라고도 한다. 아가마란 '전해진 것'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성스럽게 전승된 경전을 말한다. 물론 모든 아함을 금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없지 않으나 하여튼 그같이 전승되어 왔다고 믿어왔다는 것이다.≪아함경≫은 형식과 내용에 따라 장(長)·중(中)·잡(雜)·증일(增一)등 네가지로 분류된다. 이같이 구분하는 것은 인도에서 부파교단이 전승해온 경전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경장속에는 아함경 외의 것도 포함돼 있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 불교도가 일상으로 읽고 있는 대승경전들이 그것이다. 대승경은 《법화경》《화엄경》《아미타경》을 비롯해《유마경》《반야경》그리고 대일경》《금강정경》에 이르기까지 그 숫자도 많고 내용도 다양하다. 이것들은 모두 대승불교가 성립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써 역사적으로는 부처님의 설법과는 관계가 없는 후세의 산물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대승비불설'은 틀림없지만 대승불교 쪽에서는 오히려 《아함경》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참뜻을 전하는 심원하고 구극적인 가르침이라고 믿고 있다. 그것은 '불설'이라고 표명하는 것은 단지 권위를 세우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대승불교가들의 신념의 표현이라고 볼수 있다. 사실 대승경전은 여러 가지 발전된 교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것은 불교를 사상적으로 깊고 높게 했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대승경전도 아함경과 같은 '경'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 형식적으로는 '여시아문'이라는 말로 첫머리를 시작한다. 경을 말할 때와 장소·청중 등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무한하게 확대되고 공상을 하고 싶은대로 한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그것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 중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한다. 모든 경전은 '여시아문'으로 시작해서 들은 사람이 '개대환희 신수봉행'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형식을 지킨 것은 모두 '경'으로 인정되고 경장속에 포함된다.

인도에서는 불멸 훨씬 뒤에까지 새로운 경전으로 계속 만들어졌으며 중앙아시아(西域)와 중국에서도 몇 가지의 경전이 만들어졌다. 중국에서는 옛부터 그같은 중국제 경전을 판명하기 위해 '위경'이라는 말을 썼으나 근대학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위경으로 지칭될 만한 것들은 훨씬 더 많다. 그러나 대승 경전이 생겨난 것과 마찬가지로 위경이라 해도 내용적으로 불교교리가 일관되게 말해지는 뛰어난 것이 있고 그것을 경으로 존중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중국에서는 경·율·논 삼장을 총칭해 '경'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경은 '성전'과 같은 뜻으로써 '대장경' 또는 '일체경'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불교 전래 이후 삼장에 속한 여러 가지 성전이 점차 번역돼 왔으나 역대의 왕조는 그 관리에 주력하여 '입장'을 시키고 또 '경록'을 만들었다. 대장경은 그같이 하여 입장된 역경류의 집대성이다. 그중 경장은 소승경(아함경)과 대승경, 논장도 대승론, 소승론으로 갈라져 있으나 율장의 경우는 계뿐이며 율은 아니다. 한역 율장 속에서는 《사분율》《오분율》《십송률》《마하승지율》《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를 5대부로 칭하고 있으나 이것들은 원래 부파의 율장이었다. 율장은 교단의 규칙이었으며 부파별로는 독자적인 것이 있었다.

대장경 중 논장에는 중국인이 만든 주석서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런 뜻에서 본다면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한국에서 만든 교의서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집성한 대정신수대장경 속에는 한국고승의 것과 일본고승의 것도 포함되어 있다. 대장경에는 한역 외에도 남방불교가 사용하는 팔리어 성전(경·율·논 삼장을 완비, 후대의 논전은 장에서 제외한다고 한다)과 티베트어역 성전 등이 있다. 또 산스크리트어와 기타 여러 가지 언어로 쓰여진 경·율·논 원전과 단편들이 현존하고 지금도 발견되어 출판되고 있다. 또한 티베트어역 대장경은 다시 몽고어·만주어로도 번역되어 현존하고 있다.

불경은 원래 암송되어 왔으며 또 부처님의 유시에 따라 인도 각지의 사투리로 설해져 왔다. 그것은 점점 교단이 소재하는 지방어에 의해 기록 정리되어 왔다. 팔리어는 원래 인도방언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팔리란 성전어의 뜻) 그 필사의 시기는 기원전 1세기 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 본토에서는 그후 지방어를 산스크리트어로 고치는 작업이 있었다. 굽타왕조 이후의 저작은 대체로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졌다. 티베트어역은 산스크리트어에서의 번역이 대부분이었다. 또 한역도 옛날 것은 북인도 지방의 방언과 서역(중앙아시아)의 언어로 쓰여진 것의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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