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나는 잊고저

소리없는 아우성 2012. 1. 3. 12:34

 

 


나는 잊고저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 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 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韓龍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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