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백일법문

[스크랩] 백일법문 [제7장 화엄종사상] 5. 차정과 표덕 (2) 표덕

소리없는 아우성 2012. 12. 10. 09:19
(2) 표덕(表德)

 

세존사이트 / 성철스님 법어집 / 장경각 / 불기 2536.4.

 

덕을 드러낸다(表德)고 하는 것은, 연기는 있는 것인가 물으면 그렇다고 답한다. 환화의 유(幻有)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연기)는 없는 것인가 물으면 그렇다고 답한다. 연기는 자성이 없어 곧 공하기 때문이다. 있기도 하고 또한 없기도 한 것인가 하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한다. 양쪽이 존재함을 장애하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가 하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한다. 서로 빼앗아 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二表德者는 問緣起是有郞아 答是也니 幻有不無故라 問是無郞아 答是也니 無性郞空故也라 問亦有亦無郞아 答是也니 不碍兩存故라 問非有非無郞아 答是也니 互奪雙泯故라. 

'덕을 드러낸다(表德)고 하는 것'은, 연기법을 앞에서는 전부 부정으로 해명한 것에 반하여 여기서는 전부 긍정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연기가 있느냐고 물으니, 앞에서는 없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 까닭은 환화(幻化)의 유가 언제든지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묻기를 연기가 없느냐고 하니, 그렇다고 긍정합니다. 연기는 무성(無性)으로 자성이 공하기 때문에 없다고 대답을 하여 앞의 말을 뒤집어 놓습니다. 그리고 연기라는 것은 있기도 하고 또한 없기도 하는 것이냐고 다시 물으니, 그렇다고 긍정을 합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서 서로 걸림이 없이 양편이 다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묻기를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냐고 하니, 또 그렇다고 대답을 합니다. 색즉시공 · 공즉시색으로 서로 빼앗아버리기 때문에 색공(色空)을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유역무도 맞고, 비유비무도 맞고, 유라 해도 맞고 무라 해도 맞고 모두 다 들어맞는다는 말이 됩니다. 앞에서는 다 아니라고 부정을 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긍정이 되므로 여기에서 모두 그렇다고 긍정한 것과 그 내용의 본질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출처 : 고전 취미 붙이기
글쓴이 : 無爲修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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