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사이트 / 성철스님 법어집 / 장경각 / 불기 2536.4.
인과(因果)는 용(用)이고 법계(法界)는 체(體)이므로 인과가 법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은 용이대로가 체라는 뜻이 됩니다.
앞에서 상(相)을 가지고 말했지만 지금은 성(性)을 가지고 말하는 것입니다. 법계는 인과를 제외하고 따로 없으므로 법계라는 것을 법계라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체 이대로가 용이고 용 이대로가 체이기 때문에 체와 용은 표현만 다르지 내용은 똑 같습니다. 바로 앞에서는 법계가 인라 하여 부정을 했지만 여기서는 법계 이대로가 법계라 하여 긍정을 하는 것입니다.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므로 아무리 상을 떠났지만 상을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과가 곧 법계이므로 인과가 아닌 것으로써 인과를 삼는 것입니다.
성이 즉 상이고 상이 즉 성이기 때문에 성과 상이 여여(如如)하니 상을 여의었다는 말은 곧 성을 여의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과 성 즉 인과와 법계가 서로 다 없어져 체와 용이 사라지므로 원융하게 됩니다. 인과와 법계가 쌍민(雙泯)하고 구융(俱融)하는 이 자리는 모든 말과 생각이 다 끊어진 상태입니다.
무너지지 않음(不壞)이 없어지지 않음(不泯)과 다름이 없으므로 불괴가 즉 불민이고 불민이 즉 불괴로서 인과와 법계가 함께 존재하여 현전하니 쌍조를 뜻합니다. 체와 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먼저는 체가 즉 용이고 용이 즉 체이기 때문에 체라 해도 안되고 용이라 해도 안되어서 쌍차해 버렸고, 이번에는 체가 즉 용이고 용이 즉 체로, 체와 용이 함께 분명히 나타나 있으므로 쌍조하는 것입니다.
위라고 하는 것은 다섯째와 여섯째의 쌍차쌍조를 말하는 것입니다. 존(存)은 쌍조고 민(泯)은 쌍조로서 존과 민이 다르지 아니합니다. 이 보고 듣고 하는 언어 문자를 떠난 법이 항상 보고 듣는 것을 통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가사의해서 언어 문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지만 또한 아무리 생각을 하고 아무리 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먼저는 전체를 부정하는데 있어 언어 문자를 갖고 표현할 수 없다고 했지만 여기에서는 쌍조가 즉 쌍차고 쌍차가 즉 쌍조이기 때문에 서로 원융무애해서 말할 수 없다는 이대로가 말할 수 있는 것이 되고, 말할 수 있는 이대로가 말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이나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똑같이 서로 융통자재한 것입니다.
법계의 성품이 원융하여 체와 용으로 나눌 수 없으니 법계의 인이니 과이니 할 것 없이 법계의 과(果)가 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법계를 통섭합니다.
여기서는 앞의 말을 뒤집어 법계의 과를 법계의 인으로 바꾸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와 마찬가지로 인(因)중에 과(果)가 있어 서로 상즉상입하기 때문에 보현보살 가운데 부처님이 있고 중생 가운데 부처님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와서는 하나의 색과 하나의 향이 중도가 아님이 없다(一色一香 無非中道)라는 말과 같은 소리인데, 진진찰찰이 흙덩이, 금덩이, 부처, 마구니 할 것 없이 전체가 모두 중도로서 쌍차쌍조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쌍차쌍조해서 차와 조가 동시이면서도 차라 해도 안되고 조라 해도 안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화엄에서 말하는 사사무애인데 그렇다고 이사무애(理事無碍)와 사사무애(事事無碍)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뜻을 더 드러내기 위해서 표현하자니 사사무애이지 그 속 내용은 이사무애와 같은 것입니다.
제4문은 법계인과 함께 융화하고 함께 떠나는 것(雙融俱離)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 제4문 속에 앞의 세 가지가 모두 다 포함되어 있으므로 십의라는 것이 네 문 전체가 해당되는 것입니다. 네 문 속에 십의가 들어 있는데, 그 원리는 중도원리인 쌍차쌍조라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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