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사이트 / 성철스님 법어집 / 장경각 / 불기 2536.4.
둘이 아닌 법문(不二法門)이란, 대립하는 두 존재가 본질적으로 볼 때는 둘이 아니라는 것을 설한 법문입니다.그리고 이 둘이 아닌 것(不二)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 곧 중도입니다.
'명과 무명의 성품이 둘이 아니다'함은 무명 그대로가 실성이고 환화공신 그대로가 법신이란 말입니다. 중생이 변견 때문에 명과 무명을 둘로 보는 것이지 정견으로 보게 되면 그 성품이 둘이 아닙니다. 이것이 불이중도(不二中道)로서 하나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며,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도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중도는 이미 양변에 공(空)하나 이 공도 또한 공(空)하므로 비고, 비고 또 빈 것입니다.전체가 비었다는 그 병도 다 떨어져야 중동에 들어가는데 그것은 이름도 얻을 수 없고 모양도 얻을 수 없는 불가득공입니다. 이 공은 변견의 공이 아니라 자재무애한 불가득공입니다.이것은 일승원교가 공문(空門)에 나아가서 십법계를 두루하고도 남는 원리를 설하는 데서 불이법문을 설한 것입니다.
생사와 열반이 비록 상대적이지만 생사도 의지하지 않고 열반도 의지하지 않고 양변을 완전히 여의면 이것이 곧 중도입니다. 이 중도는 둘이 아니고 또한 하나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둘은 내버리고 하나를 다시 취하면, 즉 양변을 여의고 그 뒤에 중도라는 것을 두게 되면 하나에 대하여 다시 하나 아닌 것이 상대가 되어 둘을 이루니 차별의 변견에 떨어집니다. '둘이 아니다' 하는 것은 양변을 여의어 양변 자체도 찾아볼 수 없고 중도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밖에 다시 중도가 서게 되면 이것은 결코 진정한 둘이 아닌 것(不二)이 아닙니다. 열반을 증득했다고 열반에 머무르면 열반이 아니고 성불했다고 부처에 집착하면 부처가 아닙니다. 실제로 중도를 정등각해서 양변에 머무르지 않으므로 하나도 아니며 둘도 아니고,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있지 아니하다는 것(不有)은 가(假)를 파하는 것'이란 중생들은 색을 집착하나 색이 본래 공해서 부엇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있다는 유견(有見)을 부수어 버리는 것입니다. '없지 아니하다는 것(不無)은 공(空)을 파한다는 것'이란 중생들이 색의 자성이 공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하니 공에 집착하므로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공에 집착하는 것을 부수는 것입니다.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둘을 파하고 없지 아니하다는 것은 하나를 파함이니, 유(有)도 파하고 무(無)도 파하며 색도 파하고 공도 파하면 거기에 마땅히 중도가 있으나 그러나 그 중도도 또한 공입니다.
'설하되 설하지 않음'이란 아무리 설해도 설함이 없다는 뜻이니 문수보살은 설하되 설함이 없음으로써 불이법문(不二法門)을 하였습니다. 정명(淨名)즉 유마힐(維摩詰)은 문수보살이 무엇으로 불이법문을 삼겠느냐고 문수보살이 질문하자 아무말도 안하고 침묵을 지키자 이에 참으로 유마거사가 불이법문을 설한다고 칭찬했는데, 이 말은 유마경에 나옵니다. '두구(社口)'는 입을 막는다는 것으로 곧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무명의 인연을 관하여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면 부사의 해탈에 머문다'라는 것은 중도 정관에서 볼 때 하는 말입니다. 무명을 바로 보면 무명 이대로가 법성이고 법계이며 전체가 모두 대광명이 되어 마(魔) · 불(佛)을 찾아볼 수 없고, 세간(世間) · 출세간(出世間)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자리가 곧 부사의 해탈경계인데 부사의 해탈경계라 하여 마치 가제가 굴에 들어앉듯이 머무를 곳이 있는 줄 알면 큰일납니다. 본래 머물곳이 없지만 중생들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 편의상 그렇게 말한 것으로 머무름이 없는 머무름(無在而在)를 말하는 것입니다. [유마경]에서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가는 것을 밝혔는데, 이것은 곧 중도를 말합니다.이제를 쌍조하면 자연히 살바야해(薩婆若海)즉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에 들어가 중도를 성취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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