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사이트 / 성철스님 법어집 / 장경각 / 불기 2536.4.
흔히 교가(敎家)에서는 '식을 전환하여 지를 이룬다〔韓識成智〕'고 말하는데, 여덟 개의 모든 식〔諸八識〕을 전환하여 네 가지 지혜〔四智〕를 성취한다는 뜻으로, 이는 유식학이 표방하는 기본도리입니다. 8식이라는 것은 중생생활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중생이 성불하여 구경각을 성취하면 네 가지 보리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대원경지는 제8식(第八識)의 자성이 청정한 것을 말합니다. 제8식을 끊고 제8식을 전환하여 대원경지를 증득하는 것이 아니라 제8식의 자성이 청정한 그대로가 대원경지인 것입니다. 자성을 '청정하게 한다'고 하면 이것은 육조스님의 뜻과는 정반대가 되어버립니다.
이것도 대원경지와 마찬가지입니다. 평등성지는 바로 제7말나식에 병이 없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제7식에 미혹과 집착의 병이 없는 상태가 바로 평등성지인 것입니다.
묘관찰지는 무루(無漏)의 제6식을 말합니다. 제6의식이 경계를 대하여 힘쓰는 것〔功用〕이 있으면 곧 집착을 일으킵니다. 이런 공용이 없는 것을 비공(非功)이라 하고 곧 무심(無心)을 의미합니다. 무공용이 되면 제6식 그대로가 묘관찰지가 되는 것입니다.
성소작지는 청정한 전5식을 뜻하는데 이것은 대원경지와 같습니다. 전5식은 제8식을 의지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제8식이 청정하여 대원경지가 될 때 그것도 더불어 성소작지가 됩니다. 즉 5근(五根)으로 행하는 일체가 대원경지의 작용이 됩니다.
5·8과 6·7은 각각 전5식·제8식·제6식·제7식을 말합니다. 제6식은 무상정인 제7지에 들어갈 때 완전히 없어지므로 인중에서 전환하고〔因中轉〕, 제7식도 멸진정에 들어갈 때 없어지므로 역시 인중에서 전환합니다.
과상에서 전환하고 인중에서 전환한다는 것은 단지 말로서만 전환이라고 할 뿐으로 실성(實性)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실지로 전환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교가에서도 '이름을 바꾸었을 뿐 그 체를 바꾼 것은 아니다〔改名不改體〕'라고 말합니다.
이는 제8식이 대원경지로 전환하고 제7식이 평등성지로 전환하는 등 전환하는 곳에서 일체의 분별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분별이 없다는 것은 심층의 무분별까지 없음을 뜻하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제8아라야의 미세한 분별까지 없다는 것입니다. 흥성하게 영원히 나가정(那伽定)에 머무느니라. 나가 (那伽)라는 말은 용(龍)을 뜻하는데 부처님이 선정에 들어 자유자재하심이 마치 용이 허공이나 바다에서 자유자재하게 노니는 것과 같음을 비유하여 나가정(那伽定)이라고 한 것입니다. |
'성철스님 백일법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백일법문 [제4장 유식사상] 4. 삼시교판 (1) 제1시 유교 (0) | 2012.12.10 |
---|---|
[스크랩] 백일법문 [제4장 유식사상] 4. 삼시교판 (0) | 2012.12.10 |
[스크랩] 백일법문 [제4장 유식사상] 3. 심식설 (4) 8식송 (0) | 2012.12.10 |
[스크랩] 백일법문 [제4장 유식사상] 3. 심식설 (3) 7식송 (0) | 2012.12.10 |
[스크랩] 백일법문 [제4장 유식사상] 3. 심식설 (2) 6식송 (0) | 2012.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