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없는 꿈 잠 없는 꿈 나는 어느 날 밤에 잠 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나의 님은 어디 있어요 나는 님을 보러 가겠습니다. 님에게 가는 길을 가져다가 나에게 주셔요, 꿈이여." "너의 가려는 길은 너의 님이 오려는 길이다. 그 길을 가져다 너에게 주면 너의 님은 올 수가 없다." "내가 가기만 하면, 님은.. 님의 침묵 2011.04.11
나의 길 나의 길 이 세상에는 길도 많기도 합니다. 산에는 돌길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뱃길이 있습니다. 공중에는 달과 별의 길이 있습니다. 강가에서 낚시질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발자취를 냅니다, 들에서 나물 캐는 여자는 방초를 밟습니다. 악한 사람은 죄의 길을 쫓아갑니다. 의(義)있는 사람.. 님의 침묵 2011.02.28
? ? 희미한 졸음이 활발한 님의 발자취 소리에 놀라 깨어 무거운 눈썹을 이기지 못하면서 창을 열고 내다보았습니다. 동풍에 몰리는 소낙비는 산모롱이를 지나가고 뜰앞의 파초잎 위에 빗소리의 남은 음파가 그네를 뜁니다. 감정과 이지가 마주치는 찰나에 인면(人面)의 악마와 수심(獸心).. 님의 침묵 2011.01.18
산골 물 산골 물 산골 물아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는가. 무슨 일로 그리 쉬지 않고 가는가. 가면, 다시 오려는가 아니 오려는가. 물은 아무 말도 없이 수없이 얼크러진 '등 · 댕댕이 · 칡덩쿨' 속으로 작은 담은 넘어가고, 큰 담은 돌아가면서 쫄쫄 꼴꼴 쏴 소리가 양안(兩眼) 청산(淸山)에 반향(反.. 님의 침묵 2010.12.22
나룻배와 행인 나룻배와 행인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 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앝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비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 님의 침묵 2010.12.06
산 거 (山居) 산 거 (山居) 티끌 세상을 떠나면, '모든 것을 잊는다' 하기에 산을 깍아 집을 짓고 돌을 뚫어 새암을 팠다. 구름은 손인 양하여 스스로 왔다 스스로 가고 달은 파수꾼도 아니언만 밤을 새워 문을 지킨다. 새소리를 노래라 하고 솔바람을 거문고라 하는 것은 옛사람의 두고 쓰는 말이다. 님 .. 님의 침묵 2010.12.04
꽃이 먼저 알어 꽃이 먼저 알어 옛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에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따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았습니다. 꽃송이에는 아침 이슬이 아.. 님의 침묵 201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