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달을보며

소리없는 아우성 2013. 7. 7. 06:17

 

 

 

달을보며                           

 

달은 밝고 당신이 하도 그리웠습니다.
자던 옷을 고쳐 입고 뜰에 나와 퍼지르고 앉아서 달을 한참 보았습니다.


달은 차차 당신의 얼굴이 되더니 넓은 이마, 둥근 코, 아름다운 수염이 역력히 보입니다.
간 해에는 당신의 얼굴이 달로 보이더니 오늘밤에는 달이 당신 얼굴이 됩니다.


당신의 얼굴이 달이기에 나의 얼굴도 달이 되었습니다
나의 얼굴은 그믐달이 된 줄을 당신이 아십니까.
아아 당신의 얼굴이 달이기에 나의 얼굴도 달이 되었습니다.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韓龍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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