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백일법문

[스크랩] 백일법문 [제7장 화엄종사상] 4. 제법무애도리 (2) 이체상즉의

소리없는 아우성 2012. 12. 10. 09:18
 (2) 이체상즉의(異體相卽義)

 

세존사이트 / 성철스님 법어집 / 장경각 / 불기 2536.4.

 

다른 체(體)가 상즉한다는 뜻이란, 모든 연(緣)이 서로 바라봄에 전체가 모습을 빼앗아 유체(有體)와 무체(無體)의 뜻이 있어 바야흐로 연기가 성립됨을 말한다. 만약 하나의 연이라도 빠지면 나머지는 일어남이 성립하지 않는다. 일어남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연의 뜻이 곧 무너진다. 이 하나의 연을 얻어서 일체가 일어남을 성립시키니 일어나는 바가 성립하므로 비로소 연의 뜻이 선다. 그러므로 하나의 연은 일어나게 하는 것이요(能起), 여러 연과 결과는 생겨난 것이다(所起). 이것은 곧 여럿이 하나를 위하여 성립하니 여럿은 무체(無體)요 하나가 능히 여럿을 지으니 하나는 유체(有體)이다. 하나의 유체는 반드시 여럿의 유체와 함께 할 수 없으며, 여럿의 무체는 반드시 하나의 무체와 함께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여럿 아닌 하나가 없으며 하나 아닌 여럿이 없다. 

하나와 여럿이 이미 이러하며 여럿과 하나가 또한 그러하니 위에 돌이켜서 생각하라. 마치 하나가 여럿을 바라볼 때에 유체와 무체가 있기 때문에, 능히 다른 것을 포섭하여 자기와 동화시키며 자기를 없애고 다른 것과 동화함이 동시에 무애하다. 여럿이 하나를 바라볼 때에도 마땅히 또한 그러함을 알지니 앞에 준하여 생각하라. 구존(俱存). 쌍민(雙泯)두구가 무애함도 또한 이것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異體相卽義는 謂諸緣이 相望할새 全體形奪하여 有有體無體義하여 緣起方成하니 以若闕一緣하면 餘不成起니라 起不成故로 緣義卽壞하나니 得此一緣하여 令一切成起하여 所起成故로 緣義方立하느니라 是故로 一緣이 是能起요 多緣及果는 俱是所起라 是卽多爲一成이니 多是無體요 一能作多하니 一是有體라 由一有體必不得與多有體俱하며 多無體必不得與一無體俱라 是故로 無有不多之一이요 無有不一之多니라 一多旣爾하며 多一亦然하니 反上思之하라 如一望多에 有有體無體故로 能攝他同己하며 廢己同他가 同時無碍하니라 多望於一도 當知亦爾하니 準前思之니라 俱存雙泯二句無碍도 亦思之可見이라. 

'다른 체가 상즉하는 뜻(異體相卽義)'은 이체(異體)면에서 상즉(相卽)을 논하는 것입니다. 상입(相入)이라는 것은 거울이 서로 비칠 때 서로 의지가 되어 이 거울이 저 거울 속으로 들어가고 저 거울이 이 거울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상즉이라는 것은, 파도가 서로 합하는 것을 가지고 비유하면, 이쪽파도와 저쪽 파도가 합할 때 이쪽 파도도 부서지고 저쪽 파도도 부서지면서 또한 서로 합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상즉이라 합니다. 

모든 인연이 서로 바라보고 서로 모습을 빼앗는 유체(有體)와 무체(無體)의 뜻이 있어야 연기가 성립됩니다. 유체라는 것은 유를 말한 것이고 무체라는 것은 공을 말한 것으로 곧 색과 공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색과 공의 근본 뜻을 벗어나서는 상즉이 성립되지 못하며 더 나아가 상입도 성립되지 못합니다. 연기가 성립하는데 만약 한 연(緣)이라도 빠지게 되면 연기의 뜻은 무너져 버립니다. 곧 하나의 연도 빠짐없이 다 갖추어야 일체 연기의 뜻이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연(一緣)이 능이 일으키는 것(能起)이 되고 여러연(多緣)이 일어나는 것(所起)이 됩니다. 즉 하나와 여럿이 서로 상대하여 주(主)가 되고 객(客)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럿이 하나로 들어갈 때, 여럿은 무체(無體)가 되어 유체(有體)인 하나에 들어 갑니다. 만약 여럿도 유체고 하나도 유체가 되면 여럿이 하나에 들어가지 않고 서로 버티기 때문에 연기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하나가 주체가 되고 여럿이 객이 될 때는 반드시 하나는 유체가 되고 여럿은 무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응 여럿과 하나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가 유체면 여럿이 무체고 여럿이 유체면 하나가 무체가 되어야 상즉으로서 연기가 성립되지, 그렇지 않으면 연기가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비유하면 하나가 주인일 때 여럿은 객이 되고 여럿이 주인이 때 하나는 객이 되어야 연기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체와 무체 즉 색과 공이 상즉면에서 하나와 여럿이 함께 존재하고(俱存) 함께 사라지는 (雙泯) 두 구도 앞의 설명에 의하면 또한 무애함은 알 것입니다.

     

 

 

출처 : 고전 취미 붙이기
글쓴이 : 無爲修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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