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길이 막혀

소리없는 아우성 2011. 9. 8. 12:25

 

 


 

길이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건만
산 넘고 물 건너 나의 마음을 비춥니다
.

나의 손길은 왜 그리 짧아서
눈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어요.


뉘라서 사다리를 떼고 배를 깨뜨렸습니까.
나는 보석으로 사다리 놓고 진주로 배 모아요.
오시려도 길이 막혀서 못 오시는 당신이 기루어요 (=그리워요)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韓龍雲)

'님의 침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가 되어 주셔요  (0) 2011.11.21
꿈깨고서  (0) 2011.11.14
선사의 설법(說法)  (0) 2011.05.15
복 종(服從)  (0) 2011.04.13
잠 없는 꿈  (0) 201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