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선사의 설법(說法)

소리없는 아우성 2011. 5. 15. 11:50

 

 



선사의 설법(說法)

 

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 사랑의 줄을 끊어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고 선사는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

사랑의 줄에 묶이는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해탈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 봐서,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들였습니다.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韓龍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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